가정보육 일기) 4세 5세 연년생 육아 ing : 일상을 함께 하기, 엄마가 행복한 게 먼저다. (하정훈, 조벽/최성애 교수)
오늘 아이 둘 다 계속 하품하고 피곤해 보여서 일찍 재울 수 있겠다 싶어 6시 부터 불 끄고 자는 모드로 들어갔다.
꽁냥 꽁냥 대다가 7시 반에 잠들었지만 자고 3~4시간 후 깬다. 특히 둘째. 이앓이인지, 성장통인지 ..
또 그런가 보다 해야함. 아이들이 자면 당장 일어나 내 할 일들을 마무리 하고 이렇게 노트북도 켜 보고 싶지만
그냥 뻗는 게 일상이다. 그래도 오늘은 오늘이 가기 전 이렇게 앉아 본다.
요즘 고민
아이들 잘 때 옆에 누워 아이들이 자면 폰을 켜 본다. 폰 끄고 자는 게 나한테 득인데도 잘 안되구요.. 요새 부쩍 고민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자극을 더 줄까.” 하는 것이었다. 가정보육하며 사실 제일 신경쓰는 것은 “먹는 것”인데 먹을 것을 손수 먹이는 것.. 그리고 책 읽고, 돌봄 선생님과 놀고, 근교로 놀러가고. 어쩌면 특별할 것 없는 일상들인데 첫째 아들이 요즘 워낙 에너지가 넘치다 못해 자제가 안될 정도같고 (?) 어떤 새로운 것에 대한 탐구나 호기심이 많아서 그것을 충족시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보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정말 집중해서 보고 꽂히는 건 계속해서 읽어달라해서 오랜만에 전집을 쫙 살펴보고 최근에 새로운 책을 좀 쥐어주었다. 딱 한 질의 전집만 들이고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역시나 너무 잘 본다. 이러니.. ‘넘치도록 보게끔 마구마구 들여야 하는건가? 투머치 아닌가.. 있는 책들만해도 충분하지 않나.. 아니다, 새로운 것을 많이 보여주는 게 좋지않나?’ 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계속 이어진다. 방금 전까지만해도!
책육아 안 해도 문제없다
정말 거짓말처럼 소름돋는 순간이다… 저 고민을 하는 도중에 유튜브를 켜서 ‘전집 책’ 을 검색했더니 삐뽀삐뽀 하정훈쌤의 책육아의 문제점 영상이 바로 첫 번째로 뜬다. ㅋㅋ 아….
비싼 책.. 전집…안 사도 되고, 몇 권으로 몇 달을 봐도 아무 문제 없다는 것..
사실 이 부분은 너무나 개인적인 차이고 부모의 선택일 거다. 전집이나 책을 많이 읽히는 가정이 많고 또 그게 안 좋다고 단언할 수도 없기 때문에. 단지 하정훈 쌤은 ‘굳이’ ‘책육아’라는 단어를 쓰면서까지 거기에 몰두할 필요가 없다는 것. 비싼 전집 안 사도 된다는 것.. 책 보다 일상을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육아하는 데 돈 많이 쓰지 마라는 것. 이게 핵심이고, 적어도 이 영상을 통해서 또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되었다.. ㅎㅎ
기준을 잡고 뭔가 이어간다는 게 어려운데, 어려울 때 마다 이렇게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하는 게 나로서는 도움된다.
최근에 갑자기 하은맘 김선미 작가에 꽂혀서 하은맘 책을 3권 내리 읽었는데, 하정훈 쌤의 말대로라면 하은맘 책육아는 투머치지만 결과만 보더라도 하은맘은 책을 통해 아이를 잘 키워냈고 자신도 책을 통해 성장했다. 이렇듯, 사람마다 아이마다 각자 사정에 맞는 육아 방식이 있어서 뭐가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다. 첫째 아이가 책을 좋아하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새로운 책을 별로 들이지 않았고 그래서 괜히 아이가 지루해 하는 건 아닌가, 새로운 것들이 많이 필요할 때인가 하던 찰나에 이렇게 나도 엄마로서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되어 좋고, 정리를 할 수 있어 좋다.
나의 결론은, 사려고 했던 전집들을 굳이 안 사도 될 것 같고.. 전집과 아이책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곳에 데리고 가서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을 알아보고 사도 늦지 않다는 것. 내 아이에게 좀 더 집중!
일상 함께하기, 엄마가 행복한 게 먼저
그리고 하정훈쌤이 너무나도 강조하는 부분 = 일상 함께 하기. 엄마(부모)가 행복한 게 먼저다.
가정보육하며 사실 아이에게 90% 집중하고 있다. 엄마가 먼저 행복해야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지만 아이를 키우다보니 내가 좋아하고 내 행복을 위해 행동하는 게 오히려 쉽지 않았다. 먹는 걸 사더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것 아이 먹일 것을 우선으로 사고, 아침을 먹어도 아이가 먼저.. 뭐든 아이 먼저였다. 엄마인 내가 굶는 것도 아니고 아이 다음으로 먹는 것 뿐이지만 돌이켜 보면 엄마가 우선으로 했어도 아무 문제 없었다. 오히려 육아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아이에게 내 인생을 좀 바치는 게 어떤가..? 나중엔 하고 싶어도 못 하는데 지금 이 시간을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이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나의 결론은, 아이를 보며 아이와 함께 하는 순간들이 나의 행복이기 때문에 내가 행복한 이것에 지금 집중하고, 아이들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공유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 가기, 꽃시장가기, 장보기, 요리하기, 청소하기 등 일상은 늘 함께하는 중이고 여기서 행복을 느낀다. 육아 외 다른 무언가에 내가 관심이 가거나 다른 일을 하고 싶을 때는 또 그 때 되어서 나의 행복을 찾으면 된다.
세계 명문대는 이런 인재를 원합니다
조벽 교수의 교육대기자TV 영상 제목. 세계 명문대라는 문구에 혹 했다기 보다는, 조벽 교수의 인터뷰를 보고 싶어서 클릭했다. 11개월 전 영상인데 그 때 보고 오늘 다시 봤다. 그 때 와는 또 다른 와닿음.
고마움을 아는 아이로, 그리고 사람들에게 베푸는 아이로 키우는 게 중요하다. '고마워'는 땡큐가 아니다. 나는 이것을 높은 가치로 여긴다는 형용사라는 것.. ‘고마운 것'을 많이 보려고 하면 할 수록 ‘그동안 수많은 존재가 내게 베풀어 주고 있었구나’ 를 깨닫고 → 자신을 귀중한 사람으로 알게 된다.
육아서 중에 조벽 교수 책은 늘 리스트에 있었는데 내일 꼭 읽어보기로 했다.
오늘 공교롭게도 아침에 첫째가 나에게 갑자기 다가오더니 종이봉투를 건네며 “엄마, 아침 차려주셨으니 이 선물 드릴게요~” 하며 고마워 했다.. 종이봉투에는 소꿉놀이 채소 과일 빵이 있었다. 뭔가 띵- 하며 큰 울림이 있었다. 어떻게 그런말을 할 수 있을까. 아이의 존재에 감사하며 ..너의 그 말 한마디, 몸짓 하나하나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엄마가 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