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생 가정보육 일기) 짠한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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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 동안 첫째에게 늘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던 둘째를 많이 생각하며 써 본다. 
가정보육을 하고 있지만 오전 시간은 돌봄선생님이 오신다. 그 시간에 내가 자유를 누린다기 보다는 그나마 집을 치우고 밥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 + 최소한의 체력 확보를 위해서다. 첫째 돌봄선생님은 이제 1년 째 함께하고 계시고 둘째는 돌봄 선생님이 오신 지 3개월 정도 되었다.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지만 다 적을 순 없고 결론적으로는 둘째가 돌봄선생님과 함께 하는 것은 아직 일렀다. 단 몇 시간이라도 말이다. 선생님도 선생님 나름이라 나와 맞는 선생님이 오시는 건 행운이다. 애착이 제대로 형성되었다고 생각이 드는 첫째는 예민한 성격임에도 돌봄선생님과 처음부터 잘 지내게 되었는데 둘째는 처음부터 많이 꼬였었다. 나와 제대로 애착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침에 일어나 얼마 되지 않고 엄마가 아닌 낯선 선생님과 마주하는 것은 이제 겨우 돌 지난 아이에겐 엄청난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그래도 둘째는 워낙에 첫째보다 빠르고 사람을 좋아하고 적응을 잘해서 잘 해결이 될 줄 알았다. 결국엔 나의 착오였고 아이는 여러면에서 점점 더 안 좋아지게 되었다. (내가 없어지면 많이 울고 떼쓰고 보채는 것이 심해지며 불리불안증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 사단이 나서야 결국 나는 단 하루라도 첫째만큼 둘째에게 충분한 애정을 주지 않은 것에 엄청난 자책감을 느끼게 되었다. 미안함과 자책감은 내가 아이에게 가지고 싶지 않은 감정 중 하나다. 엄마가 완벽할 순 없고 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서 그 감정은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서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번 만큼은 내가 아이에게 잘못된 선택을 했고, 오늘에서야 문제점에 대해서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다. 돌봄서비스로 인한 문제점을 지금은 자세히 설명할 순 없지만 결국엔 나도 하루빨리 경험한 것에, 지금이라도 해결이 된 것에 감사하다. 글 처음에 돌봄선생님을 쓴 이유가 집 치우고 밥하는 시간, 체력 확보를 위한다고 했는데 최근 들어 그 마저 힘에 부치고 번아웃이 와서 밥하는 것도 소홀히 하게 되고 도피하듯 카페가거나 독서하는 것에 시간을 썼었다. 공교롭게도 그렇게 하자마자, 일이 터지는 거다. 어쩌면 이건 너무 한 거 아닌가, 내가 조금은 머리를 식힐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호소 아닌 호소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드러난 결과만 보면 내가 편하게 즐길 동안 내 아이는 방치되어 상처를 받은거였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아이에 대해 많은 일들과 선택을 마주할 건데 이번에 느낀 건 아이의 일 만큼은 정말 내가 강단있게 흔들리지 않고 결정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거다. 나는 아이의 부모이자 보호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내 아이는 내가 제일 잘 알고 엄마 아빠의 사랑을 누구보다 원하고 바란다는 것을 잊지 말고 더 힘내서 가정보육을 하려한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고 다짐할 수 있는 것이 나에게 참 의미있고 먼 훗날 아이들에게 엄마가 이런 생각을 했었다고, 추억 상자 꺼내듯 이야기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이 블로그가 기록저장공간이 되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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